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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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넬라오스 신화 | 헬레네 남편 아가멤논 형제 트로이 전쟁 관계 정리

메넬라오스 신화 | 헬레네 남편 아가멤논 형제 트로이 전쟁 관계 정리

스파르타의 궁전에서 아내가 사라졌습니다. 손님으로 왔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헬레네를 데리고 떠나버린 것이었죠. 남편 메넬라오스에게 이 사건은 단순한 배신이 아니라, 이후 십 년을 넘는 전쟁으로 이어지는 첫 장면이었습니다.

메넬라오스는 스파르타를 다스리는 왕이자 헬레네의 남편이고, 그리스 연합군을 이끄는 아가멤논의 형제였어요. 이 세 가지 관계 — 왕, 남편, 동생 — 가 동시에 걸려 있었기 때문에, 그는 전쟁 내내 지휘관이면서도 누구보다 개인적인 이유로 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내가 떠난 자리, 형제에게 넘어간 전쟁

헬레네가 파리스와 함께 트로이로 떠난 뒤, 메넬라오스 혼자 힘으로는 대군을 모아 바다를 건널 수 없었어요. 이 일을 그리스 전체의 원정으로 키운 사람은 그의 형 아가멤논이었습니다.

일리아스 2권은 트로이로 향하는 그리스 함대의 목록을 자세히 늘어놓으면서, 그 전체를 지휘하는 자리에 아가멤논을 세워둡니다. 메넬라오스도 이 원정에 참여한 지휘관 가운데 한 명으로 등장하지만, 형이 이끄는 대군 안에서 그는 다른 왕들과는 다른 처지였어요. 다른 이들에게는 명예와 약속이 걸린 전쟁이었지만, 메넬라오스에게는 자기 아내를 되찾는 싸움이기도 했으니까요.

결투를 자청하다 — 일리아스 3권

전쟁이 여러 해 이어지던 어느 날, 트로이 쪽에서 뜻밖의 제안이 나옵니다. 파리스가 직접 나서서, 자신과 메넬라오스 둘이서만 싸워 승부를 가리자고 한 것이었어요. 이긴 쪽이 헬레네와 재물을 모두 가져가고, 나머지 군대는 싸움을 멈추자는 조건이었습니다.

메넬라오스는 이 제안을 곧바로 받아들입니다. 수많은 병사가 대신 흘려온 피를 자신의 손으로 끝낼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양쪽 군대는 무기를 내려놓고 결투를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고,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까지 성벽 위로 나와 맹세의 제물을 바쳤습니다.

먼저 창을 던진 쪽은 파리스였지만, 창끝은 메넬라오스의 방패를 뚫지 못했어요. 이어서 메넬라오스가 던진 창은 파리스의 방패와 갑옷을 뚫었지만, 파리스가 몸을 비틀어 피하면서 살을 스치는 데 그쳤습니다. 메넬라오스는 곧장 칼을 뽑아 파리스의 투구를 내리쳤지만, 칼은 그 자리에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어요.

무기를 잃은 메넬라오스는 맨손으로 파리스의 투구 끈을 움켜쥐고, 그대로 자기 진영 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합니다. 끈이 목을 조이면서 파리스는 숨이 막혀갔죠. 승부가 완전히 끝나는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손끝에서 놓쳐버린 승리

바로 그때, 파리스를 아끼던 여신 아프로디테가 투구 끈을 끊어버립니다. 메넬라오스의 손에는 빈 투구만 남았고, 그는 이걸 자기 편 병사들에게 던져버린 뒤 다시 창을 들고 파리스를 찾아 나섰어요.

하지만 파리스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프로디테가 그를 안개로 감싸 트로이 성 안, 헬레네가 있는 침실로 데려가 버렸기 때문이에요. 메넬라오스가 아무리 트로이 군 사이를 뒤져도 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히 이긴 결투였는데, 정작 상대는 손에 넣지 못한 셈이었죠.

그리스 진영에서는 아가멤논이 나서서 이 결투의 승자가 메넬라오스임을 선언하고, 헬레네와 재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트로이 쪽에서 활을 쏜 병사 한 명이 휴전을 깨뜨리면서, 결투로 끝날 뻔했던 전쟁은 다시 이어지고 맙니다. 메넬라오스가 손끝까지 붙잡았던 승리는 그렇게 다시 미뤄졌어요.

전쟁이 끝난 뒤, 스파르타로 돌아오다

긴 전쟁 끝에 트로이가 무너지고,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와 함께 고향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그리스 지휘관들처럼, 그의 귀향길도 순탄치 않았어요. 오디세이아 4권은 그가 마침내 스파르타에 정착한 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 그를 찾아온 장면부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메넬라오스는 아버지를 찾는 낯선 청년이 오디세우스를 너무나 닮았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그를 반갑게 맞아들입니다. 그리고 텔레마코스에게 자신이 트로이를 떠난 뒤 겪었던 일을 직접 들려주기 시작해요.

이집트에서 발이 묶인 채, 바다의 노인을 노려보다

메넬라오스는 고향으로 가는 길에 이집트 앞바다의 작은 섬에서 발이 묶였다고 말합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날이 계속되면서 식량이 바닥나고, 함께 온 동료들도 지쳐갔죠. 이대로는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그는 바다의 여신 에이도테아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에이도테아는 자신의 아버지인 바다의 노인 프로테우스를 붙잡으면 고향으로 가는 길을 알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다만 프로테우스는 잡히는 순간 사자로, 뱀으로, 물로, 나무로 계속 모습을 바꾸며 빠져나가려 한다고 미리 경고했어요.

메넬라오스는 동료 셋과 함께 바다표범 가죽을 뒤집어쓰고 물가에 몸을 숨긴 채 정오가 되기를 기다립니다. 프로테우스가 물범 무리 사이에 누워 잠든 순간, 넷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그를 붙잡았어요. 프로테우스가 사자로, 뱀으로, 표범으로, 멧돼지로, 흐르는 물로, 높이 자란 나무로 형태를 바꾸는 동안에도 메넬라오스는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친 쪽은 프로테우스였고, 그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순순히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죠.

프로테우스가 전한 소식, 형의 죽음

프로테우스는 먼저 메넬라오스에게 고향으로 가려면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 신들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그러고 나서 메넬라오스가 더 궁금해하던 것, 자신과 함께 트로이로 떠났던 다른 지휘관들의 소식을 전해주었어요.

그중에는 형 아가멤논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프로테우스는 아가멤논이 무사히 고향에 도착했지만, 집 안에서 아이기스토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어요.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형이 정작 자기 집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이집트의 모래섬에 발이 묶인 채 그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메넬라오스에게 무겁게 다가왔을 소식이었습니다.

프로테우스는 마지막으로 메넬라오스 자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그는 제우스의 사위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처럼 죽지 않고, 훗날 엘리시온이라 불리는 곳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했죠. 형은 집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동생인 자신에게는 전혀 다른 결말이 예정되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텔레마코스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준 뒤, 메넬라오스는 자신이 겪은 긴 표류와 형의 죽음을 함께 전한 셈이 됩니다. 아버지를 찾아온 낯선 청년에게, 그는 자신의 귀향담과 함께 그리스 지휘관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맞이한 결말까지 함께 들려준 것이었어요.

다음 이야기로 이어지는 인물들

메넬라오스의 아내이자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된 헬레네의 이야기는 헬레네 신화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형 아가멤논이 트로이 원정을 이끌고 귀향한 뒤 맞이한 결말은 아가멤논 신화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결투 이후에도 계속된 전쟁 전체의 원인과 흐름은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서, 이 전쟁을 끝낸 그리스 지휘관들이 각자 겪은 귀향길은 오디세이아 줄거리 순서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신화 속 트로이가 실제 유적지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트로이 유적지에서 따로 확인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