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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명대사 | 원전 속 오디세우스·아테나·아킬레우스의 다섯 장면

오디세이아 명대사 | 원전 속 오디세우스·아테나·아킬레우스의 다섯 장면

《오디세이아》에는 3천 년이 지나도 여전히 인용되는 대사들이 있어요. 이 글은 새뮤얼 버틀러가 영어로 옮긴 공개 저작물 완역본(classics.mit.edu)을 직접 확인해, 누가 어떤 장면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원문 그대로 소개합니다.

한국어 문장은 시중 번역본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뜻을 풀어 쓴 의역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둘게요. 실제 번역가의 문장을 그대로 읽고 싶다면 글 뒤쪽에서 완역본을 안내해드릴게요.

1권, 무사 여신에게 청하는 첫 소절

시는 시인이 무사 여신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청하는 문장으로 시작해요. "Tell me, O muse, of that ingenious hero who travelled far and wide after he had sacked the famous town of Troy." 트로이를 무너뜨린 뒤 멀리멀리 떠돌아야 했던 지혜로운 영웅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뜻이에요(의역).

같은 권에서 신들의 회의가 열리고, 여신 아테나가 아버지 제우스에게 오디세우스를 도와달라고 청합니다. "it is for Ulysses that my heart bleeds, when I think of his sufferings in that lonely sea-girt island, far away, poor man, from all his friends." 저 외딴섬에 홀로 갇혀 고통받는 오디세우스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호소예요(의역).

이 두 소절이 시의 방향을 정합니다. 주인공은 이미 오래 떠돌고 있고,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에 신들 중 적어도 한 명은 나서기로 하는 거예요.

9권, "노바디"라는 이름의 계략과 그 대가

키클롭스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는 술을 먹여 재운 뒤 외눈을 찌르고 달아날 계획을 세웁니다. 그전에 폴리페모스가 이름을 묻자 이렇게 답해요. "my name is Noman; this is what my father and mother and my friends have always called me." 자기 이름이 '아무도 아니다(노바디)'라고 속인 거예요(의역).

계획대로 눈을 찔린 폴리페모스가 다른 키클롭스들에게 고통을 호소하지만, 정작 이렇게 외칩니다. "Noman is killing me by fraud! Noman is killing me by force!" 아무도 자신을 공격한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들려, 다른 키클롭스들은 그냥 아프거나 병이 난 거라 여기고 돌아가 버려요.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배를 타고 무사히 섬을 벗어난 오디세우스가 굳이 진짜 이름을 외쳐 밝힙니다. "say it was the valiant warrior Ulysses, son of Laertes, who lives in Ithaca." 이 말을 들은 폴리페모스는 아버지인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저주를 빕니다. "grant that Ulysses may never reach his home alive; or if he must get back to his friends at last, let him do so late and in sore plight after losing all his men." 늦게라도 돌아가려거든 동료를 다 잃고 고생 끝에 돌아가게 해달라는 기도예요(의역). 이 저주가 이후 귀향길 내내 오디세우스를 따라다니게 됩니다. 이 사건 전체가 궁금하다면 키클롭스 폴리페모스 동굴 사건에서 원전 순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어요.

5권, 불멸을 제안받고도 페넬로페를 선택하다

칼립소의 섬에 붙잡혀 있던 오디세우스에게, 칼립소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제안합니다. "let me make you immortal, no matter how anxious you may be to see this wife of yours... yet I flatter myself that I am no whit less tall or well-looking than she is." 자신과 함께 있으면 죽지 않게 해주겠다며, 아내보다 자신이 외모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이에요.

오디세우스의 답은 짧고 분명합니다. "I am quite aware that my wife Penelope is nothing like so tall or so beautiful as yourself. She is only a woman, whereas you are an immortal. Nevertheless, I want to get home, and can think of nothing else." 페넬로페가 여신보다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집으로 가고 싶다는 말이에요(의역).

이 대화 직후 오디세우스는 뗏목을 만들어 섬을 떠나지만,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폭풍을 보내 뗏목을 부숴버립니다. 불멸을 포기한 선택이 곧바로 목숨을 건 표류로 이어지는 셈이에요. 칼립소가 어떤 인물이고 왜 오디세우스를 붙잡아두었는지는 칼립소는 어떤 인물인가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11권, 저승에서 만난 아킬레우스의 대답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만나러 저승까지 내려간 오디세우스는 그곳에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혼백과 마주칩니다. 오디세우스가 저승에서도 영웅들 사이에서 왕처럼 대접받고 있으니 죽음을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위로하자, 아킬레우스는 이렇게 답해요.

"Say not a word in death's favour; I would rather be a paid servant in a poor man's house and be above ground than king of kings among the dead." 죽음을 좋게 말하지 말라며, 저승의 왕이 되느니 차라리 땅 위에서 가난한 집 머슴으로 사는 편이 낫다는 대답이에요.

트로이 전쟁 내내 명예로운 죽음을 택했던 아킬레우스가 저승에서는 정반대의 말을 하는 셈이라, 이 장면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자리가 얼마나 다른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아킬레우스가 어떤 영웅이었는지는 아킬레우스 신화에서 따로 정리해두었어요.

23권, 스무 해 만의 재회를 가른 침대 이야기

구혼자들을 모두 처단한 뒤에도 페넬로페는 눈앞의 남자가 정말 오디세우스인지 선뜻 믿지 못합니다. 그래서 유모 에우리클레이아에게 짐짓 이렇게 지시해요. "take his bed outside the bed chamber that he himself built. Bring the bed outside this room."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그 침대를 방 밖으로 옮기라는 명령이에요.

이 말을 들은 오디세우스는 발끈합니다. "There is no man living... who could move it from its place, for it is a marvellous curiosity which I made with my very own hands. There was a young olive growing within the precincts of the house... I built my room round this with strong walls of stone and a roof to cover them." 살아 있는 올리브나무를 기둥 삼아 그 둘레에 방을 지었으니, 그 침대는 애초에 옮길 수 없는 물건이라는 대답이었죠(의역).

이 세부 사항은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둘만 아는 비밀이었기에, 페넬로페는 이 대답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그를 남편으로 받아들입니다. 스무 해를 견뎌온 페넬로페가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는지는 페넬로페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원문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싶다면

여기서 옮긴 한국어 문장은 뜻을 전달하기 위한 의역이고, 실제 완역본 문장과는 표현이 달라요. 다섯 장면 모두 오디세이아 전체 줄거리 속 한 대목일 뿐이라, 앞뒤 맥락까지 궁금하다면 원작 완역본으로 직접 확인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민음사에서 나온 오뒷세이아(김기영 역)는 그리스어 원전을 우리말로 완역한 판본으로, 여기서 다룬 1·5·9·11·23권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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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장면이 전체 줄거리 속 어디쯤 위치하는지 궁금하다면 오디세이아 줄거리 정리를, 이 원전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속 대사가 궁금하다면 영화 오디세이 정보를 함께 보시면 좋아요.